< 수다가 좋다 :: 유머에 친절하고 솔직한 의사, 약보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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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지인 A는 40대 초반이다. 평상시 별다른 증세도 전혀 없다가 어느 날 갑자기 허리가 아파 일어서지도 못하게 됐다. 동네 정형외과에서 엑스레이 찍고 근육 주사 맞고 물리치료까지 받았지만 차도는 전혀 없었고 점점 더 아파져 서 있는 시간은 단 10초도 견디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급하게 척추 전문 병원을 찾았고 MRI를 찍고서야 디스크 파열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파열된 디스크 조각이 신경을 누르고 있어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시술을 받았다. 주사로 파열된 디스크 조각을 녹이기 위함이었는데 전혀 차도가 없었다. 결국 신경을 누르고 있는 디스크 파열 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게 됐다.

A 의 주치의는 겉모습은 상당히 시골스러운 그렇지만 상당히 정감어린 의사다. A의 남편이 회사일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수술을 해야겠는데 보호자 동의가 필요해 어쩔 수 없이 필자가 싸인을 하게 됐다. 아주 간단한 수술이라고 위험하지 않다는 설명을 듣고 싸인을 하게 되는 수술 동의서는 아무리 간단하고 쉬운 수술이라고 해도 절대 가벼운 마음으로 싸인하긴 힘들다. 그런데 A의 주치의는 고등학교때 다녔던 입시학원 선생님처럼 그렇게 밑줄 쫙~ 별 땡땡~이런 기호를 아주 적절하게 섞어 수술 동의서를 난장판(?)을 만들며 설명을 했다. 참으로 친절함에 친근감까지 겸비한 바람직한 의사로 보호자로 하여금 믿음을 갖고 편하게 싸인했음이다. 그 의사가 유머까지 겸비함에 솔직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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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인은 그렇게 했는데 돈이 없으면 아프지도 못하겠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시술과 디스크 파열 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에 입원비, MRI까지 합해 거의 350만원이 나왔다. 갑자기 350만원이란 돈을 구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남편과 함께 A는 주치의를 만났다. 수술 후 다시 찍은 MRI 사진을 보며 수술이 어떻게 됐는지 설명을 듣고 A는 보험처리에 필요한 서류에 대해 말씀드렸단다. A가 든 보험은 실비 보험이 아니라 보험금이 나와도 180~200만원 정도다.
"보험에 필요한 서류 말씀하시는 거죠. 근데, 실비 보험이에요?"
"아니에요. 그렇지 않아도 아파보니깐 실비 보험 들지 않은게 후회되요."
"저도 실비 보험 들어야 하는데…"
"네?"
"요즘 저도 허리가 아파서요."
주치의 선생님의 말씀에 A와 남편은 빵 터졌다.

그러더니 이번 검진 때도 주치의는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담이 걸린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아파요. 갈비뼈 있는데요."
A의 말에 주치의는 한참 누르고 만지더니 이렇게 말했다.
"모르겠는데요. 내과 선생님을 한번 보시고 그리고 다시 뵙죠."
그래서 우리는 내과를 갔고 엑스레이 결과를 본 내과 선생님은 늑막염 같기도 하지만 애매해서 CT를 찍어 정확하게 확인을 해봐야 한다며 일주일 소염제를 복용하고 다음 주에 보자고 했다.
다시  주치의를 만났다.
"엑스레이 봐도 저는 모르겠는데요. 내과 선생님들이 세밀하게 잘 보세요. 늑막염인지 어쩐지…전 모르겠어요."
너무 솔직하다고 해야 하나 어쩌나 싶으면서 약간은 시골스러운 그 의사의 너스레에 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친절하면서도 솔직하고 그러면서도 믿음이 가는 의사다. 척주 전문의지만 허리가 아파 실비 보험을 들어야 하고 늑막염을 모르겠다고 말하는 가식없음에 더 친금함이 느껴졌다면 오버일까.
친근함을 느낄 수 있는 또 한가지! 그 의사선생님은 언제나 진료가 끝나면 진료실 밖까지 배웅을 해주신다는 거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 희망적이고 밝은 이야기를 들으며 건강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는다는 것은 환자에게 또 다른 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