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쇼가 가지고 있어야 할 가장 기본은 무엇일까. 일단 게스트의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것이다. 연예 방송의 짧은 인터뷰보다는 더 진솔하고 가식적이지 않은 속 깊은 이야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짧은 시간도 아니고 거의 1시간을 넘게 한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하려면 그 사람이 충분히 흥미로워야 하거나 아니면 그 사람의 이야기가 분명 매력있어야 한다. 인터뷰를 잘하려면 또 무엇이 필요할까.
질문하는 사람도 제대로 역할을 해줘야 한다. 분명 대답하기 싫은 곤란한 질문에도 잘 넘어갈 수 있는 기분 나쁘지 않으면서도 토크쇼의 성격상 짚고 넘어갈 수 있는 그런 재치도 있어야 하고 그런 배려도 분명 있어야 한다. 그것이 토크쇼 MC가 가져야 할 자세가 아닐까 싶다. 아무나 토크쇼 MC를 시킨다고 다 할 수는 없다.
'승승장구'는 아이리스의 미친 존재감 김승우가 MC를 맡아 화재가 됐고 첫 손님이 누가 될까 베일에 쌓여 더 궁금증을 자아냈다. 도대체 어떤 토크쇼가 될까 사뭇 기대도 됐다. 미친 존재감 김승우의 MC로서의 새로운 모습도 기대됐음이다.
하지만 '승승장구'는 제목처럼 승승장구하긴 힘들어 보인다. 일단, MC로서의 김승우는 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걸 싶을 정도였다. 아니, MC로서의 존재감은 아주 많이 미비했다. '승승장구'의 보조MC는 최화정, 태연, 우영, 김신영이다. 일단, 보조MC 숫자도 많은데 태연과 우영은 그렇다 치고 김신영이나 최화정은 홀로 MC를 봐도 전혀 뒤지지 않는 입담을 자랑하는 이들이다. 그런 그들이 한 두마디 던지는 것이 오히려 무게감을 더 가졌을 뿐 아니라 그들로 인해 MC김승우가 묻혔다. 태연은 얼굴 마담처럼 그저 웃지요로 일관하고 우영은 짜여진 각본에 따라 치고 나오긴 하는데 역시 짜여진 각본이라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그런 멘트의 연속이었다.
보조MC가 많아 그것도 혼자서도 잘 할 보조MC가 많아서 '승승장구'가 문제라는 것은 아니다. 일단, 승승장구의 첫 손님 김남주는 김승우의 아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첫 방송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고 그들의 이야기를 흥미로웠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김승우도 김남주도 어느 누구도 이야기에 크게 집중할 의도는 없어 보일 정도로 산만했다.
자막 방송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이미 익숙해진 시청자의 한 사람인데 도대체 자막이 거슬려서 보기 짜증스럽기는 처음이다. 글자모양을 어찌나 다체롭게 변경하는지 자막이 일관성이 없을 뿐 아니라 문장부호까지 마구 날아다니고 바탕체, 엽서체에 강조하고 밑줄 긋지 않는 걸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지 빨강색 글자까지 엽서체로 난무하는 자막방송엔 도저히 집중할 수도 집중하기도 싫은 그런 짜증스러움이 있었다.
김남주는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남편 김승우의 방송이 어떻게든 잘되게 하려는 굳은 의지를 내보였으나 그닥 집중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어린 시절 불우해서 꿈이 없었다, 잘살고 싶었다는, 미스코리아부터 연기자까지 이승연한테 밀리는 2인자였다는 그런 그녀의 이야기는 분명 그녀의 지금의 위치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도시적인 그녀의 모습 뒤에도 그런 그늘이 있었다는 것에 주의를 집중하고 싶었으나 절대 집중할 수 없는 보조MC들의 입담과 난무하는 문장기호 글자 모양 수시로 바꿔 내보내는 친절한 자막이 크게 한몫했다.
뿐인가 깜짝 게스트 태봉이 윤상현까지는 나름 '승승장구' 해보겠다는 의지로 봤지만 모두 다 당황했던 첫사랑 일반인 윤상현의 등장은 보는 사람도 많이 어색했음이다.
지나치게 입담 좋은, 혼자서도 잘 할 보조MC들, 친절이 넘친 과도한 자막, 혼자만 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아 안절부절 하는 존재감 미비한 MC김승우, 토크에 깊이가 없는 것까지 몽땅 '승승장구'를 이름값 못하게 할 요인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무릎팍 도사'엔 많은 게스트가 출연하고 그 게스트들은 강호동과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강호동은 시끄럽고 장난끼 넘치지만 출연한 게스트의 마음 속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들을 준비가 된 배려있으면서도 존재감 확실한 MC다. 무릎팍도사의 보조MC 유세윤,올라이즈밴드 또한 낄때 안낄때 구분하는 적어도 이야기의 흐름을 끊지 않는 절대 MC강호동의 존재감을 의심하게 하지 않는 보조MC이다. 어수선한 것 같으면서도 이야기에 깊이가 있는 세련되지 않지만 그렇다고 촌스럽지도 않은 무릎팍도사가 주목받는 이유다..
화려함으로 진실함을 덮고 어수선함으로 깊이를 메우려하는 우를 '승승장구'는 어서 빨리 깨달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