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웃어요' 10살 딸아이도 같이 보는 드라마다. 같이 봐도 전혀 신경쓰이지 않는 명랑 코믹 드라마라고나 할까. 같이 보며 깔깔대며 모처럼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내용이라 더더욱 좋다.
10살 딸아이 눈에는 좋고 나쁜 사람이 아주 분명하다. '수상한 삼형제'를 언뜻언뜻 보면서 나쁜 사람을 바로 찝어 낸다.
"저 아줌마(전과자) 정말 나뻐. 왜 저 아줌마(도우미)를 저렇게 못살게 굴어?"
그런 딸아이가 '그대 웃어요'를 보면서는 백금자(송옥숙)아줌마가 나쁘단다.
"정인이한테 왜 저러는거야. 화장품 탄 것도 다 주는데 왜 저래?"
아이를 낳고 사는 엄마라는 필자는 백금자아줌마가 절대 이해되는데 10살 딸아이 눈에는 절대 이해가 되지 않는 모양이다. 정인이는 한번 결혼했었고 혼인신고를 했든 안했든 상관없이 결혼식을 했고 신혼여행가다 어기장이 났으니 아무리 그래도 아들을 둔 엄마입장에서는 꺼림직한 처녀일 수 밖에 없을테니 당연한 반응이 아닐까 싶다.
10살 딸아이의 순수한 눈에는 정인이를 괴롭히는 나쁜 아줌마일 뿐이다.
'그대 웃어요'는 순항중이다.
정인이와 현수는 알콜달콩한 사랑을 확인하고 아무렇지 않게 닭살행각을 하는데 밉지 않을 뿐 아니라 TV를 보는 내내 입이 헤벌쭉 해서는 내 사랑도 아니고 저들의 사랑에 너무 몰입하는 것이 흠일 정도다. 너무 반듯하게 살아가는 현수네 가족에 태클같은 서정길네 가족은 너무 반듯해 특별히 웃을 일 없을 것 같은 그들에게 조금만 보이지 않으면 불안하고 언제 어느 때 터질지 모르는 폭탄같은 그들이 갈 길은 멀어 보이지만 그들은 '그대 웃어요'에 꼭 필요함이다. 정신차리면 유산을 물려 받을 수 있다는 꿈에 부푼 정신차리기 힘들어 보이는 '사람이 쉽게 변해? 나 봐, 쉽게 안변해' 하는 서정길이나, 떡볶이집 개업식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여왕마마같은 옷을 입고 코맹맹이 소리를 하는 아줌마 공주희나 변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런 부모밑에 제대로된 자식이 있을까 싶은데 아니라 다를까 넘치거나 모자르거나다. 큰 아들 서성준은 김치국을 심하게 마시고 허풍까지 겸비한 느물느물의 대왕이고 둘째딸은 너무 차갑고 이성적일 것 같아 아파도 아픈척 못하는 여자 서정경이다. 그래서 8년을 해바라기한 남자를 나몰라라 했고 이제 돌아보려니 동생과 짝짝꿍하려하는 상황이 되버렸다. 좋아하던 이혼남 아저씨와도 뜨악해진 상태가 되버렸고 제일 잘났지만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고나 할까. 그 중 제일 으뜸은 서정인이다. 제일 철없고 제일 망나니 같던 그녀가 철이 들어도 너무 심하게 들었다. 처음에 마스카라 번지게 울던 미친 여자로 보였던 그녀가 없다. 처음부터 그렇게 서민적이었나 싶을 정도로 그녀는 단시간에 현수에게 길들여졌고 현수를 위해 웃고 우는 여자가 되버렸다. 여전히 이한세의 말도 안되는 방해 공작이 있지만 그 방해공작이 다큐가 아니라 같이 웃을 수 있다.
너무 반듯한 사람들만 사는 바른생활 세상에 조금은 반듯하지 않은 편하게 살려는 사람들이 같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이렇게 재밌을 수 없다. 그들의 이야기에 같이 배꼽잡고 같이 아파할 수 있어 더더욱 '그대 웃어요'가 매력이지 싶다. 거기다 정인과 현수의 사랑은 뭐라고 할까. 너무 프로답지 않다. 프로에게는 기대감이 적다. 프로같지 않은 정인이와 현수는 아마추어같은 사랑이라 더 풋풋하고 기대되는지 모르겠다. 그들의 아마추어같은 예쁜 사랑이 백금자 아줌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잘 진행되었음 하는 바램이다. 결혼식을 올린 꺼림직한 처녀이고 백금자 아줌마의 하나밖에 없는 똑똑한 아들의 짝으론 많이 부족해 보이지만 그래도 그녀의 귀염성과 애교로 백금자 아줌마의 마음을 돌릴 수 있길 바란다. '그대 웃어요'의 가장 큰 장점은 캐릭터 하나하나가 밉상에서 멈춘다는 것이다. 밉상을 넘어 진상으로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에이, 밉상~'이라고 살짝 눈 흘길 수 있는 정도까지랄까. 적절한 미워할 수 없는 밉상 캐릭터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진지한 것 같으면서도 진지하지 않은, 나쁜 것 같으면서도 나쁘지 않은 적절함의 조화가 제대로 살아있는 '그대 웃어요'다.
착하고 반듯한 드라마가 주는 웃음이 이렇게 사람을 정화시킬 줄 몰랐다. 주말 저녁 '그대 웃어요'를 보며 웃고 새롭게 한 주를 시작할 수 있는 기를 충전하는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