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공감할 수 없는 '수상한 삼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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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왕재수에게 심하게 길들여져서일까. 아님 그와 보낸 5년이란 세월 때문일까. 주어영의 믿도 끝도 없는 믿음은 도대체 어디가 근원지인지 궁금할 정도다. 조금만 눈을 동그랗게 뜨고 주의를 기울이면 분명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뿐인가 왕재수가 사귀는 콧대 높은 잘난여자 울애기도 마찬가지다. 도대채 왕재수의 농간에 멀쩡한 여자 둘이서 저렇게 놀아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어떻게 위기를 넘겨 왕재수가 파혼당하지 않고 제대로 버티나 싶었더랬다. 어떻게 결론을 내려고 하나 싶어 그들의 진상에도 열심히 채널 고정했다. 근데, 어이없다. 어영과 마주친 울애기는 아무렇지도 않게 어영을 스토커로 치부하며 더 이상 비참할 수 없을 만큼 어영을 비참하게 한다. 너무 싱겁게 왕재수가 위기를 벗어났음이다.

작가가 의도하고자 하는 것이 무얼까. 이건 막장도 아니다. 막장이라고 하기엔 아무도 결혼하지 않았으니 부적절한 관계를 논할 수도 없고 딱히 막장은 아닌데 그렇다고 제대로 된 인간관계를 형성한 착한 드라마도 아니다. 보면 볼수록 짜증이 밀려온다고나 할까.
제대로 된 사람이 하나도 없다. 주범인은 과거에 지은 죄때문에 아직도 경찰을 보면 도망다니는 털어 먼지 많이 나는 인물이고, 그의 딸 어영은 부영을 자신이 키웠다며 통금 10시를 논하는 말도 안되는 시대착오적인 생각을 한다. 자신은 술 먹고 난장을 부리고 다니면서 동생은 그러면 안된다고 휘어잡는 어이없음이랄까.
암튼, 그녀는 5년이나 사귀고 비참하게 헤어졌으면서도 그 남자가 부르면 다시 달려가는 완전 길들여진 여자다. 그러면서 자신을 진심으로 봐주는 남자를 나몰라라했으니 김이상앞에서 더더욱 면이 서지 않을 듯 싶다.

점점 공감하기 어려운 '수삼' - 네이버뉴스



거기다 밉상을 넘은 진상 하나가 더 있다.
첫째 아들, 장남으로 키워졌으나 전혀 장남같지 않은 장남이라는 대우만을 바라는 빛 좋은 개살구도 못되는 사람이다. 책임감이 싫어 애도 싫고 명품아니면 옷도 안입고 때늦게 밥먹으면서도 까탈스럽기가 이루말할 수 없다. 계란후라이도 자신이 먹을 수 있게 할 수 없다는 시아주버니다. 저런 진상이 있을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인물에 몰입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장남만 애지중지하고 자신의 허물은 허물이라 여기지 않는 손 하나 까딱하기 싫어하는 젊은 시어머니 전과자는 소리만 버럭버럭 질르고 그닥 존재감 있어보이지 않는 아버지 김순경에 수상한 삼형제까지 그닥 매력적이지 않다. 매력적이라기 보다는 보면 볼수록 짜증이 밀려오는 독특한 캐릭터들이라고나 할까.
조금만 기회가 있으면 치대려는 사람들이 즐비하고 배려란 단어가 실종된 '수상한 삼형제'다.

처음엔 어영이 실연의 아픔으로 난장부리며 물쇼까지 하며 시청자를 잡더니 진상 퍼레이드로 이래도 봐야 하나 싶을 정도로 망가지고 있다.
이야기의 끝이 복수로 끝나는 것도 아니고 결혼하지 않은 자식들 결혼시키는 해프닝에 얽힌 이야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고부갈등이 주제인 이야기도 아니고 도대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도 없다. 물론, 가족이라고 언제나 행복하고 좋을 수는 없다. 남들에게 쉬운 결혼도 인연을 만나 가족으로 살기까지 어려울 뿐 아니라 가족이라고 모든 걸 이겨내고 잘 사는 부부도 많지 않은 세상이다. 가족이기에 아픈 걸 감쌀 수 있어야하고 가족이라도 각자 가정을 이루고 살면서 벌어지는 틈을 어떻게 메우고 살아가게 되는지도 우리에겐 숙제다. 이런 숙제는 좀 더 명랑하면서도 밝고 맑게 그려낼 수는 없었을까. 사소한 것에 서운하고 사소한 것에 행복하는 것이 우리네 삶인데 꼭 그 삶을 이야기할 때 이렇게까지 진상의 캐릭터들을 늘어놓고 그 캐릭터들이 다듬어지길 바라는 것은 시청자들에게 너무 많은 인내심을 요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