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도 키 크고 싶지 않은 사람 없다. 반대로 말하면 작고 싶어서 작은 사람 없다. 장동건같은 바람직한 기럭지를 갖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내가 안되니 우리 아이라도 바람직한 기럭지를 갖기를 바라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키 크는 한약부터 키 자라는 체조, 농구까지 키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하더라도 성장호르몬이 분비된다는 10시부터 2시까지 숙면을 취하기란 우리나라의 교육실정상 아주 많이 어려운 일이고 아무리 영양 상태가 좋아도 유전을 무시할 수 없어 바람직한 키에 못 미칠 수 있다.
누군 작고 싶어 작단 말인가. 라디오를 청취하다 들었던 이야기다. 사연을 보낸 여성은 키가 160cm인 모양인데 소개팅을 하기도 했는데 소개 받기로 한 남자가 키를 물어 보더란다. 그녀의 키를 들을 남자는 "160? 그럼 엉덩이가 땅에 붙어다니겠네?" 하더란다. 그 이야기를 듣고 소개팅을 하지 않았다는 씁쓸한 사연을 듣고 남일 같지 않았다. 아무리 티비에 연예인의 키가 크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평균 여성의 신장은 160cm가 조금 넘는 걸 보면, 기성복 55사이즈의 신장이 160인걸 보면 아주 평균적인 키라는 이야긴에 수퍼모델은 대한민국 국민의 소수고 연예인도 소수인걸 감안하면 유난히 키에 집착하는 우리 모두에게도 문제는 있다.
작고 싶어 작은 사람은 없지만 작은 키가 예쁘지 않다는 것은 본인 스스로 아주 잘 안다. 그런데 굳이 뚱뚱한 거 아는데 뚱뚱하다고 하는 것이나 키 작은데 작다고 콕 찝어 주는 것은 분명 상처 아닌가.
이번 미수다의 loser사건은 그래서 더더욱 불쾌하다. 키 작은 사람이 그녀에게 불편이라도 주었단 말인가. 그녀의 이상형이 키 큰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건 그녀의 개인적인 취향이고 그걸 꼭 방송에 나와서 콕 찝어 줄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일까. 방송인들도 '나는 loser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것이 이제 새로운 유행어라도 되는 것일까.
오늘 지인의 아들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지인의 아들은 이번에 수능을 본 고3이다. 시험이 끝나고 아이들은 풀어질대로 풀어져 왁자하게 떠들고 있는데 교실문이 열리더니 183cm되는 다른 반의 A군이 "야, 이 루저들아!!" 라고 크게 외치더니 도망갔다.
지인의 아들반은 유난히 작은 아이들이 많은 반이다. 어쩌다 보니 작은 아이들만 몰린 모양인데 그래서 반 아이들은 모두 A군을 잡으러 나갔고 곧바로 응징(?)을 가했다는….아이들이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 장난이라고 해도 결코 웃을 수 없는 장난아닌가.
크고 싶지 않아 크지 않은 사람은 없다. 바람직한 기럭지는 누구나의 소망이다. 제발 다른 사람한테 피해가 되는 그런 언사는 모두를 위해 삼가하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대학생이나 됐으면 다른 사람을 생각할 줄도 아는 나이가 됐다는 것인데,...생각 없는 한 여학생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상처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