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와 남자가 만나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이 낳고 행복하게 잘 살았다' 는 동화속의 이야기인 듯 싶다. 아니, 동화도 끝까지 그들이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긴 시간 동안의 이야기가 아니니 그들이 어떻게 잘 살았는지, 중간에 그들이 헤어졌는지 그건 아무도 모를 일이지만 어찌되었건 필자의 주변에 올해 들어서 이혼률이 높아지고 있다.
여자 A와 남자 A는 이름이 같다. 여자랑 남자가 이름이 같다는 우연으로 주변사람의 소개로 그들은 만났고 인연이었는지 결혼에 성공했다. 허니문 베이비로 딸을 낳고 나름 잘 살았다. 불같은 연애를 했어도 결혼 생활이라는 것이 언제나 불같은 수는 없기에 그들도 다른 부부들처럼 그렇게 지지고 볶고 살았다.
유난히 친구를 좋아한 남자 A는 늦은 귀가를 반복했는데 언제가부터는 그냥 늦는 것 같지 않은 여자의 직감이랄까 여자 A는 거금을 투자해(심부름센터에 그렇게 많은 비용이 드는지 몰랐다. 2주 동안 남자 A를 쫓고 현장을 잡는데 거의 1000만원이 들었다) 바람의 현장을 잡았다.
현장을 듥킨 남자 A는 아주 많이 비굴하게도 두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빌었다. 결국 여자 A는 이혼보다 택했고 용서하고 살기로 했다. 여자 A가 흥신소에 문의할 때만해도 '이혼'이란 단어를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여자 A의 아픈 과거가 용서를 선택하게 했다. 그녀는 부모의 이혼으로 힘든 사춘기를 보냈고 아빠가 없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다는 걸 몸소 체험한 터라 딸아이한테만은 아빠가 있는 온전한 가정을 잃게 해주고 싶지 않았다. 비가 온 뒤 땅이 굳어지는 것처럼 그들 부부는 모든 걸 잊은 듯 그렇게 지내는가 싶었다.
근데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빈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남자 A가 또 바람이 났다. 이번엔 심부름센터의 힘까지 빌릴 필요도 없었다. 대놓고 바람을 핀 남자 A가 이혼하자고 말을 꺼낸 것이다.
이번엔 그냥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 아닌 듯 남자 A는 속된 말로 눈이 뒤집혔다. 이혼을 위해 하루가 멀다하고 여자 A를 닥달했고 그것도 모잘라 결국 소송으로 갔다. 법정에서 그는 친권, 양육권도 포기하고 알량한 재산을 알뜰하게 분할받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결국엔 이혼하려는 목적을 이뤘다. 그렇게 남자 A는 자신의 아이도 포기하고 여자한테 미쳐 이혼했다. 아이때문에 이혼만은 하지 않으려고 했던 여자 A는 결국 이혼녀가 됐고 아이는 자신처럼 아빠없이 크게 되었다.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일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시간에도 쉽사리 일어난다. 막장 드라마가 그냥 작가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는 아니지만 그래도 볼 수 있는 이야기가 부풀어지고 만들어지는 듯 하다. 어떻게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막장이 현실에도 있을 수 있는지 드라마의 막장은 그래도 안보면 그만인데 현실의 막장은 고개도 돌릴 수 없는 것이라 참으로 난감했다.
여자 A는 아이와 둘이 산다. 아이를 위해 친정 근처로 이사를 하고 아이가 부모의 이혼에 덜 충격받고 무난히 적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혼 사유는 아주 많이 다양하다. 하지만, 여자 A는 흔한 성격차이도 아니고 말 그대로 남자의 배신으로 돌싱이 됐다. 이혼만은 하지 않으려 했던 그녀의 노력을 알기에 더더욱 그녀가 안타깝고 남자 A에 대한 저주를 쉽사리 풀지 못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