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시티홀' 시즌2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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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시티홀'이 종영했다. 보통 아무리 재밌는 드라마였다고 하더라고 꼭 마지막회, 최종회에서는 그냥 그렇게 떨떠름한 기분까지 들 정도로 산뜻한 마무리가 된 적은 없었다. 아니, 내가 기억하는 드라마는 거의 그랬다. 화장실 갔다 뒤처리 안하고 나온 것 같은 열린 결말도 있었고, 모두 죽이거나, 대부분은 동화속 결말처럼 권선징악에 해피엔딩이었다.
하지만, '시티홀'은 그 어떤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식상한 종영과는 달랐다. 해피엔딩이면서도 '시티홀' 시즌2를 기대하고 싶은 그런 마무리였다.

우리의 주인공 신미래는 처음부터 호감가는 캐릭터는 아니었다. 이상한 4차원의 멘트를 날리고, 잘 씻지 않는 그냥 그런 10급 공무원이었다. 그 10급 공무원이 새로 부임한 부시장 조국을 만나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36살에 미인대회에 출전할 수도 없었을 것이고, 배경 조촐한 그녀가 시장 선거에 나갈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고, 조국같이 잘생기고 똑똑한 남자랑 사랑을 하게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 대목에서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란 카피문구가 생각난다. 조국을 만나 신미래는 인생역전 대박생쇼로 거듭났다. 2009년엔 '여자는 남자하기 나름이에요' 로 바뀌어야 할 듯 하다.
조국을 만나지 않았다면 신미래는 아직도 커피를 타는 말단 공무원의 한 사람으로 오늘이 내일 같고 내일이 오늘 같은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조국이 나타나고, 조국 때문에 벤댕이 아가씨에도 출전하고 조국 때문에 시장선거에 나가고 조국 때문에 절절한 사랑도 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조국하기 나름이었다.

시티홀 마지막회 - 데일리안


'시티홀' 의 매력 3가지

- 현실의 정치상황을 통쾌하게 패러디 했다
어디에서 본 듯한 상황이 드라마 속 인주시의 시장실에서도 벌어졌다. 세가 부족한 신임 시장이 시민들을 위한 시정을 하기까지 아주 많은 시간이 걸렸다. 드라마가 한참 정치를 패러디할 때 전 대통령의 서거가 겹쳐 우리는 더 절실하게 그 분을 그리워 할 수도 있었고, 더욱 진심으로 신미래를 안타까워하고 그녀의 반격에 박수치며 좋아했는지도 모르겠다. 그 분이 드라마처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진심을 알아줬더라면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지지못했던 무지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 많은 안타까움을 더불었음이다.

- 신데렐라가 왕자를 만났다
결혼 정보 회사가 공공연하게 광고를 하고 그런 회사를 통해 결혼한 사람들이 곳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걸 보면 결혼이라는 것이 이것 저것 따지고 제대로 된 반려자를 맞겠다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미래를 안다면 점집은 문닫아야 할 것이다. 미래를 모르기에 앞으로 어떻게 편하게 경제적으로 어려움 없이 살고자 하기 위한 그들의 노력에 그 누가 비난을 하겠는가. 오히려 현실적인 대안이다. 그러면서 점점 신데렐라가 왕자님을 만나는 그런 비현실적인 결혼은 보기 힘들어졌다. 아니, 짚신 짝은 짚신이고 고무신짝은 고무신이라는 이상한 설이 맞는 것이 현실이다. 신데렐라가 왕자를 만났다. 그저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흐믓한 그들의 사랑에 같이 가슴 아파하고 같이 울고, 같이 헤죽거리며 많이 행복했다.

- 나쁜 사람은 없다
'시티홀'엔 나쁜 사람이 없었다. 나쁜 사람 1, 2, 3 이라면 BB, 고고해, 민주화 정도랄까. 하지만, 그들은 그들의 것을 뺏기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한 것 밖에 없다. 특별한 피해 의식으로 남 탓을 하며 죽자고 덤비는 그런 나쁜 사람과는 차원이 다른 나쁜 사람이었다. 내 것을 지키려고 했지만, 그것이 잘못됐음을 깨닫고 바로 뒤집을 수도 있는 나쁜 사람들이다.
민주화는 저런 사람이 어떻게 시의원으로 뽑혔을까 싶을 정도로 패거리 정치의 진수를 보여주겠다고 밉지 않은 나쁜 짓을 하더니 결국은 시민들을 위한 민생에 한 표를 던질 줄 아는 민주화의 진수다. 그런가하면 고고해는 자존심은 버려도 자부심을 버리지 못한다는 그녀의 말처럼 그렇게 자존심은 포기하고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산뜻한 마무리로 고고함을 지켰다. 그런가 하면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정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BB의 퇴진도 모양빠지지 않았다.

이렇게 모든 사람들을 어우르고 그러면서도 조국과 신미래의 닭살 행각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드라마에서 나오는 이벤트는 현실에서도 곧잘 응용되곤 한다. 스케치북을 한 장씩 넘기며 사랑을 고백하는 남자,실에 반지 매달라 주는 사랑 고백하는 남자, 벽을 포스트잇으로 도배했던 남자, 그런 드라마에서도 볼 수 있는 이벤트를 현실에 적용하는 많은 사람들 때문에 남자들이 더 살기 피곤해졌는데 조국은 거기에 하나 더 보탰다. 그녀의 걸음걸음 닿는 전봇대마다 표식처럼 걸어놓고 장바구니에 꽃을 가득 담은 명품 백을 선물하는 센스 만점의 사랑 고백은 앞으로 현실에서 많이 패러디되지 않을까 싶다.


많이 행복했다. 별 볼일 없는 사람의 인생역전 대박생쇼도, 시민을 위한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는 지도자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백마탄 왕자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까지 더 이상 버무리기 어려울 만큼 부적절한 소재가 아니어도 충분히 공감을 얻어내고 충분히 감동과 웃음까지 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시즌2는 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