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만에 하는 드라마를 보면서도 가끔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 있다. '아, 맞다! 저번 주에 그랬었지…'하면서 보기도 하는데 시리즈로 나오는 영화는 아주 많이 난감하다. 전편을 보지 않아도 이해에 전혀 어려움이 없는 줄거리라면 상관이 없겠지만 트랜스포머같은 경우도 그랬다.
트랜스포머는 2007년이후 2년만에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2009)이 나왔다. 노랑색 차가 로봇으로 변했었다는 것, 착한 몸을 가진 여배우가 나왔었다는 것을 아득히 기억할 뿐이다.
그런 내게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은 좀 과했다.
딸아이와 트랜스포머1을 같이 봤었다. 그리고 2년만에 트랜스포머2를 같이 봤다. 엄마, 아빠는 그렇게 빵빵터지는 음향 효과속에서도 하품을 연실하며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고 있을 때 딸아이만 팝콘을 먹으며 즐겼다.
음향효과가 남달리 컷고, 거기다 엄청나게 총질을 해대는데 졸릴 수도 있다는 아주 색다른 경험을 했다.
엄마가 즐기기에 버거웠던 원인이 뭘까.
- 초반부가 쓸데없이 길었다
그렇게 빵빵 터지는 음향에도 하품이 나왔던 것은 나이 탓일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트랜스포머1의 오토봇과 디셉티콘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이해 못하는 총질은 말 그대로 무의미했다.
- 언 놈이 착한 로봇이고, 언 놈이 나쁜 로봇이냐
"엄마, 누가 착한 로봇이야?"
딸아이는 영화를 보며 숨죽여 물었다.
"색깔 있는 애들이 착한 애들인 것 같어"
화면을 가득 메우고도 부족할 만큼 거대한 로봇에 너무 큰 음향에, 그 큰 로봇들이 불꽃튀기며 싸울 땐 정말 구분이 안가더라. 누가 착한 애고 누가 나쁜 앤지 알아야 편을 들지…
- 10살 딸아이는 즐기고 40된 아빠, 반올림 40엄마는 하품했다
트랜스포머1을 완벽하게 기억하기는 커녕 어렴풋이 기억하며 트랜스포머2와 연결하려 했으나 그 노력은 1시간이 넘게 소요됐고 그 시간 동안 졸리기까지 했다.
근데, 10살 딸아이는 왜 재밌게 봤을까..선과 악이 분명한 로봇을 보는 것도, 그들이 변신하는 것도, 모두 아이 눈에 신기하고 재밌었나부다. 트랜스포머1때와 마찬가지로 말이다. 물론, 엄마 아빠도 트랜스포머1에서 잘빠진 자동차가 말을 하고,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하는 기발한 상상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매우 재밌게 봤다.
그것이 트랜스포머2에선 특별히 신기할 것도 없는 것이 자동차가 말을 하고, 로봇으로 변하는 것을 이미 트랜스포머1에서 봤기 때문이리라. 거기에 오토봇과 디셉티콘간의 갈등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일까. 지금까지의 시리즈 영화가 그렇든 어찌되었건 완전 실패는 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으로 봤던 트랜스포머2는 조금 버거웠다.
1편의 이야기를 2편까지 끌어오기는 아주 많이 걸렸고 그들의 거대한 덩치 탓에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로봇인지 제대로 감도 잡지 못해 그들의 격투신에 완전 몰입하기 어려웠을 뿐 아니라 그들이 왜 그렇게 열심히 뛰어 다니는지 영화 상영시간 1시간이 넘어서야 이해가 됐다.
2년만에 트랜스포머를 보기에 상상력이 부족해진 나이가 된 것인가 싶었는데 1시간 이후엔 그래도 볼만했다. 그들이 왜 그렇게 뛰어 다니는지 어렴풋하게 이해했음이다. 오토봇과 디셉티콘 사이를 이해하니 조금씩 그들이 왜 그렇게 뛰어다니는지 이해했다고나 할까...암튼, 너무 긴 상영시간 덕분에 그래도 마지막은 이해하고, 나쁜 놈들이 다 죽지 않음으로 트랜스포머3을 기약했다는 것도 짐작했다.
웅장한 스케일만큼이나 어려운 줄거리가 아니었는데 완전 이해를 못해 집중하지 못했던 아쉬운 초반부를 제외하면 10살 딸아이도 재미나게 즐길 수 있는 가족 영화로 손색이 없을 정도다. 물론, 엄마 아빠는 기억을 일깨워야 하는 어려움을 겪을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