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파피용' 피터팬같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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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소설은 픽션이다. 픽션이라는 것은 가상으로 지어낸, 사실이 아닌 이야기다.
픽션이기는 하지만, 있을 법한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를 통해 우리네 삶에 보탬이 되기도 하고, 이정표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되지도 않는 자기개발서, 약이 되는 정보는 없는 투자지침서 같은 허울 좋은 책보다는 소설을 더 좋아하고 즐겨 읽는 편이다.

내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만난 건 '개미'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의 상상력을 뛰어 넘지 못한 나는 중간에 포기했다. 끝까지 읽지 못하고 책장을 덮었고, 결국은 책꽂이 한켠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내게 '파피용'도 별로 매력적이지 않았다. 한참을 노리고, 쟤고, 그럼에도 다른 이들의 추천이 없었다면 그닥 읽어 볼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천재다.
상상의 천재.
그 표현이 정확할 만큼 그는 대단한 상상가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으며, 어떻게 피터팬같이 자라지 않는 정신세계를 갖고 있는 것일까. 그가 만들어낸 '파피용호' 그 곳에 사는 나비인, 그리고 그 나비인의 생활, 그리고 태초의 아담과 이브까지.., 어떻게 이렇게 매력적으로 책 한권에 지구의 시작부터, 흥함, 그리고 멸망까지 모든 걸 함축할 수 있었을까..그저 놀랍고, 또 놀라울 뿐이다.
그러면서도 그의 어린 아이같은 상상력에 헛웃음도 덧붙여짐이다.

[파피용]의 재미 3가지
첫째, 그의 소설엔 시련 가능할까 싶은, 아니 미래에 가능했음 좋겠다 싶은 공상과학의 세계가 있다. 천명도 아니고 만명도 아닌 14만명이 넘는 사람을 태울 수 있는 우주선, 그냥 우주선이 아니다. 피터팬에서 볼 수 있는 날아다니는 해적선이 상상되는 우주를 항해하는 '파피용호'다.

둘째, 인간의 삶과 욕망, 그리고 전쟁, 전염병까지 있다.
모든 사람이 행복할 줄 알았던 '파피용호'의 나비인들도 살인을 하고, 소유를 원하고 그러면서 전쟁도 하고, 그러면서 의견도 나뉘고 폭동도 일어난다. 지금 우리가 티비에서 보고 있는 모든 사건, 사고들이 '파피용호'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셋째, 지구상의 공룡이 왜 멸종했는지, 태초 인간 아담과 이브, 그리고 사악한 뱀까지 절묘하게 만날 수 있는 기발한 상상적 마무리다.
하느님이 아담을 만드시고, 그 아담이 갈비뼈로 이브를 만들고, 그 이브는 뱀의 꽴에 빠져 사과를 먹음으로서 에덴의 동산에서 쫓겨났다는…그런 이야기가 터무니 없는 듯 하면서도 그럴 듯 하다.


그의 상상력을 제대로만 따라간다면 쉽게, 재미나게 책장을 넘길 수 있는 것이 '파피용'이다. 그럼에도 나는 '파피용호'에 승선하고 싶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