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우리 반에 엄마같은 여자애들이 너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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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다른 반 선생님 이야기다.
그 선생님은 거의 60이 다 된 연세로 꽤 부유한 듯 고급 승용차를 끌고 다니고, 거기다 엄마들과 상담할 때면 '나는 모든 시간을 아이들의 수업 준비에 다 쓴다'고 할만큼 교육에 대한 열의가 많고, 거기다 수업도 재밌게 하는 모양이어서 아이들이 아주 많이 좋아라 하고 따르는 모양이다.

근데, 이 선생님이 꼭 '사랑으로' 가르치는 건 아닌 듯 싶다.
어떤 부모든 내 자식한테만 잘해주면 그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고, 내 자식 혼 많이 내고 예뻐해 주지 않으면 그 선생님은 나쁜 선생님이 되는 것이다.
뭐, 딸아이 담임 선생님도 아니고 건너 반 담임선생님인데 관심이 끊어도 될 듯 하지만, .그게 그렇지가 않다.
퇴직 하실려면 아직 몇 년은 더 있어야 하고, 지금 2학년이니 이 학교에서 쭉 6학년까지 다닌다면 앞으로 그 선생님을 만날 확률도 있지 않은가.

그 선생님은 일단, 아침에 등교하는 아이들을 일렬로 쭉~~세우고 한 명씩 안아주며 "오늘 하루도 잘 보내자!" 고 엉덩이를 토닥여 주신단다.
인자하신 할머니의 모습 아닌가. 그렇지만 배급 받는 것도 아니고 선생님에게 한번 안겨보겠다고 줄 서 있는 것은 그렇게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그것도 아이들이 선생님과 약속을 지키지 않은 다음부터는 그나마 사라졌다.


어찌되었건 '사랑으로 '감싸고 가르치신다는데, 선생님 같지 않은 선생님들이 넘쳐나는 요즘 감사할 따름이라고 그 반 엄마들은 입을 모았다.

그런데, 그 선생님 반 아이들이 다 행복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선생님을 좋아하고, 따르고, 선생님 말씀에 최선을 다해 복종하려고 하는 아이들 몇 명만 감싸고, 그렇지 않은 장난꾸러기 아이들까지는 감싸지 않는다.
말 잘듣고, 공부잘하고(?), 준비물 잘 챙겨오는 아이들만 선택적인 예쁨을 받는 것이다.

1학년 때 딸아이와 같은 반이었던 민진이가 있다. 민진이는 꽤 장난이 심한, 미워할 수 없는 개구장이다.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면서 선생님에게 혼나도 웃으며 넘어갈 수 있는 성격 좋은 아인데, 이 아이가 선생님으로부터 선택적 예쁨을 받지 못하는 듯 하다.

"엄마, 나 학교가기 싫어"
"왜"
민진이 엄마는 놀란 마음을 숨기고 대답을 했더랜다.
"우리 반에는 엄마같은 여자애들이 너무 많어, 잔소리 듣기 싫어. 거기다 훈이는 내가 운동장에 나가면 넌 축구도 못하고, 달리기도 못하는 데 운동장에는 왜 나오냐고 해"
"…."
민진이는 아주 약간, 그냥 봐서는 모를 만큼만 다리가 불편하다. 그 불편함을 같은 반 친구라는 녀석이 놀리다니...전혀 상관없는 나까지 배신감이 들정도니 민진이 엄마는 어떠했겠나.

민진이는 장난치는 것 때문에 선생님한테 하루에도 몇번이고 지적을 받고, 그러다 며칠에 한번은 반성하는 나홀로 자리에 앉아 수업을 받기도 했다.
거기다 보태서 반 여자애들은 돌아가며 민진이한테 한마디씩 한단다.
"너, 선생님 말씀 좀 잘 들으면 안되니?"
"선생님이 그거 하지 말랬잖어"
"너 왜 그러니?"

민진이도 그렇지만 영서란 여자애도 점점 아이들의 놀림이 힘들어지는 듯 하다.
아이들이 뚱뚱하다고 수영교실까지 안했던 아이가 영서다. 언제나 웃음이 떠나지 않는 성격 좋은 아이가 어제는 울음을 터뜨렸단다.
같은 반 남자애들의 놀림에 견디다 못한 놀림이었다는데 옆에서 듣던 정민이 엄마가 철렁 할 정도로 마음 아픈 말이였단다.
"너는 광우병 걸린 미친 소 같어!"

하교길에 보면 다들 천진한 눈빛으로 하교하는데 도대체 어디서 그런 나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을 수 있을까 싶었다.

"도대체 요새 아이들은 왜 그렇게 배려심이 없을까?"
"너무 똑똑해서 그래"
민진엄마의 허탈한 말에 나도 같이 허탈해졌다.


1학년 때 영서도, 민진이도 같은 반이었다.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모든 아이들이 협동해서 할 수 있는 과제를 많이 주었고, 그 만큼 아이들은 협동하고, 서로서로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랬던 아이들이 2학년이 올라가자 '배려'라는 단어를 까먹고 '협동'이란 단어를 잊었다.
4명이 짝을 이뤄 과제를 하다가도 그 중 한 애가 늦거나, 제대로 완성을 못하면 너 때문에 우리가 못했다고 책임을 전가하는 분위기란 말에 한 번 더 뜨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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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사부일체'계두식 역의 정준호-네이버


그래서 리더가 중요한 것이다.
선생님이 싫어하는 아이, 선생님한테 잘 혼나는 아이는 함부로 대하고, 말해도 되는 것으로 아이들도 받아 들이는 것 아닐까.
쟤는 선생님한테 매일 혼나니깐 마음대로 말해도 되는 애라고 여기고, 낙오자는 용서하지 않은 분위기탓에 협동이란 단어를 아이들이 잊은 것 아닌가 말이다.

민진이나 영서가 문제일까? 객관적인 입장인 필자가 봤을 때 절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단지, 선생님의 욕심을 채워주지 않는 아이라서가 아닐까.

아이가 똑똑하고 잘하면.. 그러면 걱정 없겠지만, 부족한 아이가 학교에서 배우고 채워나가길 바라는 부모 입장에선 '사랑으로' 선생님은 그렇게 좋은 선생님이 아닌 걸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