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 '엄마가 뿔났다'에서 시어머니랑 며느리가 나란히 구구단을 외웠다. '빤스는 입었어?'란 농까지 들을 정도로 건망증이 심해지자 머리를 쓰려고 구구단이라도 외우는 것이리라..
그러던 중 며느리 인성엄마가 7X8이 얼마냐고 묻냐 인성아빠가 대답했다.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54"
그러자 부엌에서 일하던 인성엄마는 7X8=54라고 외우고 넘어갔다. 그러자 시어머니 틀린 것 같지 않냐고 했다. 그러자 아들도, 시아버지도 아니라고, 맞다고 했다.
덤 앤 더머들만 모인 것도 아니고…뭐, 똑똑한 한자님이 7X7=49라고 그 다음 7X8=56이라고 했지만 보는 나는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왜 TV에서 구구단을 외울까.
많은 어른들이 의외로 구구단에 약하다. 나만해도 구구단을 사용했던 적이 언제였는지, 하다 못해 마트가 아닌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면 집중해서 계산안하면 셈이 틀린다.
호박 700원, 꽈리꼬추 1000원, 솎음배추 500원...이렇게 야채를 고르고 계산을 하면 파는 이도, 사는 이도 암산을 해야 하는데..어떻게 덧셈은 했다 해도 거스름돈까지 완벽하게 받으려면 뺄셈도 해야 한다.
한번은 장보고 집에 왔는데 200원 덜 받은 것이 계산이 됐다. 재래시장에 영수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싸게 산다고 재래시장으로 갔는데…왜 집에 와서야 셈이 될까.
딸아이의 학습지 연산문제 답을 체크할 때 그것도 셈하기 싫어 답을 보고 채점한다.
그래서일까. 점점 셈이 약해지고 있다. 치매 예방 차원에서 아이 학습지라도 풀어야 할 판이다.
셈은 약해지고, 깜빡깜빡까지 한다.
아이 치과 정기검진 예약을 잡아 놓고도 까맣게 잊어 버렸었다. 치과에서 전화가 오고서야 '어머'했다.
간호사 말이 더 웃기다. "그러실 줄 알았어요. 다음 번 예약은 언제로 잡을까요?"
매주 화요일이면 학습지 선생님이 방문한다.
한번은 선생님의 방문을 까맣게 잊고 딸아이와 목욕을 갔다. 다행히 목욕탕앞에서 학습지 선생님 전화 받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딸아이한테나, 학습지 선생님한테 얼굴 들기 힘들었다.
딸아이는 초등학교 2학년이다. 우리 때는 구구단을 3학년 때 외웠던 걸로 기억하는데 구구단이 2학년 1학기 마지막 단원에 나온다.
구구단을 미리 한다고 1학년 겨울 방학 때 열심히 외우고, 문제집까지 풀었다. 물론, 겨울방학 숙제이기도 했지만, 그 덕에 구구단을 '툭' 때리고 물어봐도 답이 나올 정도로 완벽했다.
근데, 이 아이가 몇 개월 지나지 않은 지금- 5개월도 안 지났는데 다 까먹었다. 5단까지는 그래도 떠듬떠듬이래도 하는데 6단부터는 쥐약이라도 먹은 듯 깜깜하다.
다시 6단부터 구구단을 외우고 있다. '툭'때려서 답이 나오려면 아마도 한 달은 다시 복습을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엄마는 녹슬어 가는 머리를 깨우려, 아이는 다시 구구단을 정복하려 열심히 구구단을 외우는 중이다.
"딸, 우리 2단 외워 볼까?"
"엉"
"거꾸로 하는 거야. 2X9부터"
"거꾸로? 그거 어려운데"
학습지 선생님이 일러주신 방법이다.
그렇게 외우면 완벽하게 외워진다는데....한 번 해보면 그렇게 쉽지 않다.
자, 구구단을 외자!
9X9=81
9X8=72
9X7=63
….9X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