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핫핫' 되는 So Hot 에 중독된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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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딸아이는 요즘 'So Hot'을 흥얼거리고 다닌다.

원더걸스의 tell me를 온국민이 따라 부를 만큼 유행일 때도 나는 그냥 그랬다.
노래가 그래, 뭐 쉽네. 춤도 쉽고..그냥 그러면서 듣고, 볼 뿐이지 흥얼거리거나 그 춤을 따라하지는 않았다.

노래소리만 나오면 어깨가 들썩여지고, 흥얼거려지는 나지만, 요즘 아이들(?)의 노래는 당최 머리속으로 들어오질 않는다. 귀에서 튕겨 나가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
MC몽의 '서커스'나 '아이스크림' 같은 노래는 그래도 흥겨이 들을 수 있었다.
원더걸스의 'So hot'은 운전중에 처음 듣게 됐다.  아무생각없이 라디오를 켰는데 흘러 나오는 음악이 이 노래였다. 'hot hot hot….' 누가 귀에 입김을 불어 넣는 듯 말 그대로 '핫핫' 거리고 있는 것이다.

순간, 주파수 잘 못 맞춘 줄 알았다. 근데, 멀쩡한 FM방송인데, '핫핫'거리고 있는 것이라니!
도대체 누가 이런 말도 안되는 노래를 부르고, 그걸 들려주는 거야 싶었다.

딸아이를 태우고 이동 중 이었는데 마침 원더걸스의 문제의 이 노래가 들리는 것이다. '난 너무 예뻐~난 너무 매력있어….."
이 노래 거지 발싸개 같지 않냐. 어떻게 이런 노래를 부르는지 모르겠다며 나는 딸아이한테 불만을 토하려고 했다. 근데, 딸아이는 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따라하는 것이 아닌가!




"난 너무 예뻐...매력있어…"
그것 뿐이 아니다. 집에서는 엉덩이 춤까지 추면서 이 노래를 따라 한다.
그 뿐 아니라 나의 휴대폰을 빌려 노래 가사를 검색하고, 가사를 보며 완벽하게 부르려 애쓰는 것이다.
오히려 나보다 더 휴대폰의 기능을 더 잘 활용하는 듯 싶어 세대차이 느꼈는데, 이번엔 'so hot'이란 노래를 따라하고, 즐겨하는 걸 보면서 확실한 세대차이에 우울할 뻔 했다.

예전 어른들이 HOT그룹의 이름을 '핫'이라고 했다더니 내가 그럴 판이다.

고등학생, 중학생 자녀를 둔 지인이 있다.
그 지인은 나보다 5살이나 많음에도 불구하고 요즘 나오는 그룹의, 신곡을 전부다 꽤고 있고, 휴대폰에도 완벽하게 저장되어 있다.
그 집에 놀러 갔을 때다.
"이모, 더블에스오공일 공연이 10만원이 넘는데요"
그러자 내 옆에 있던 아이 아빠가 거들었다.
"어느 나라 가순데?"
"…."

일순간, 지인의 가족들은 멍해졌다. 별나라에서 온 외계인을 보는 듯이...우리도 순간 간첩된 줄 알았다.
'SS501'이라는 그룹이 한국 가수라는 걸 그자리에서 들었지만 어떻게 생긴 애들인지 몰랐다. 우연찮게 본 음악프로그램에서 봤다. '아, 쟤들이구나..' 덧붙여 '에스에스501'이라고 읽으면 안되는 것도 알았다.

뿐이랴, 에픽하이, MC몽, 에릭같은 이름은 아무리 들어도 우리나라 이름 같지 않다. 음악프로그램을 끼고 살지 않는 우리는 연말 가요계 시상식에서도 낯설어 한다.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하든 꽃미남들을 보면서도 쟤 뭐하는 애야? 했는데 그 애들이 거의 시상식에 비슷비슷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앉아 있었다.
뿐이랴 '소녀시대'는 봐도 모르겠다. '소녀시대' 애들이 도대체 몇 명인데 저렇게 많아?

고등학생, 중학생을 둔 지인은 아이들과의 대화에 밀리지 않기 위해 열심히 신곡에, 아이돌 스타에 관심을 갖고 아이들과 함께 노래도 듣고, 그 가수가 어쪴다느니 하는 이야기도 주고 받는다.

그 모습에 참, 사춘기 아이들 키우기 어렵겠다했는데 9살 밖에 안된 딸아이가 'So Hot' 을 흥얼거리는 걸 보니 나도 이러고 있다가는 '엄마랑 말이 안통해' 하나 싶어 긴장된다.

박진영도 나와 같은 또래인데...그는 어떻게 So Hot같은 노래를 만들 수 있을까.
그의 젊은 감각에, 튀는 발상에 아줌마 기죽는다.

뮤직비디오를 보니 사람들이 반할 만도 하겠다. '난 너무 매력있어…'하며 엉덩이 돌리는 원더걸스 애들이 'So Hot'을 중독시키고, 나도 조금씩 중독되고 있다. '핫핫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