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어, 석굴암이 물구나무 섰네?" 말하는 딸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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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어린이날 주간은 숙제가 없단다.
'야호~~' 엄마인 내가 더 기쁘고 좋다.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고 내가 더 바빴다. 세상이 무서워 2학년이 되었는데도 학교에 모셔다 드리고, 모셔오고, 학원차 태워드리고, 마중나가고…
그뿐이랴 준비물에 숙제까지 챙기려면 헉헉 한다.
근데, 숙제가 없다니….아이보다 엄마인 내가 더 좋다.
이러다보니 아이의 숙제가 내 숙제고, 아이의 시험이 내 시험처럼 공부해야하니 여행을 가도 맘이 편하지 않다.

아이와 함께 여행을 가면 보고 느끼기를 바라는 마음에 우리가 어떤 유적지를 갔다 왔는지, 우리가 본 물고기 이름이 무엇인지 웬만하면 확인 작업 안하기로 나 스스로에게 다짐했었다.
그런데, 부모란 것이 여행을 해서 뭔가 얻어오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리고 유적지를 돌아다니다보면 열심히 메모하고 사진찍고 다니는 초등생을 쉽게 만나게 되니 어쩔 수 없이 미리미리 예습겸 익혀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어 메모까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딸아이가 왔었던 곳이라는 걸 기억하기만은 바랬다.

문무대왕릉이 용이되어 바다를 지켜줬다는 수증릉이라고 보여주러 갔건만… 딸아이는 모래사장에 조개껍질하나 없다고 아쉬워하는 것이다.
옛날에 어떻게 바다에 수증릉을 만들 생각을 했을까 놀라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막연하게 저기가 문무대왕릉이라고? 그냥 그것 뿐이다.

다음으로 감은사지로 이동했다.
감은사지의 석탑을 뵈주며 옛날 조상들의 대단한 솜씨가 놀랍지 않냐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딸아이는 햇빛에 눈부시다고 투정이다.

다음으로 석굴암을 찾았다.
입장권을 한장 챙긴 딸아이가 하는 말이라니.."어, 석굴암이 물구나무 섰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석굴암 입장권을 꺼꾸로 들었다.


거꾸로 입장권을 보고 하는 말이었다나…
석굴암을 보고 오는 길에 확인작업 들어갔다.
우리가 갔던 곳이 어디어디 였는지 대보라고 했다.

"수중릉이라고 아까 바다갔었지? 누구의 릉이었지?"
"… 문..문.."
"문무대왕릉"

"그 다음에 갔던 곳은 돌로 쌓은 탑 봤지?"
"…"
"00사지 였는데?"
"아, 감은사지"

"아까 네가 물구나무 섰다고 했던 곳은 어디였지?"
"…."

관심이 없어도 너무 없다.
이쯤되면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더 많았다는 건데….이걸 일일이 메모하며 다녀야 하는 것인지, 그냥 흘러가 듯 보면 되는 것인지 난감하다.

내가 특별히 학구열이 불타는 학부모라 그러는 건 아니라 본다.
첨성대 근처를 산책하고 있을 때다.
엄마와 딸이 내 옆을 지나치는데 엄마가 딸에게 묻는다.
"야~~예쁘지? 노을 좀 봐,00야"
"…"
"너 해는 어디서 뜨고 어디서 지는 지 알어?"
"…"

그 옆을 지나치며 웃으며 딸아이한테 나도 똑같이 물어봤다.
노는 것처럼 하면서도 학습 효과가 나타나길 엄마는 바라는데 아이입장에서는 절대 사절인 듯 싶다.

감은사지를 검은사지로 알면 뭐 어떻겠나… 여행이란 자유로워야 하는데!!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