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대 다이아몬드로 가공한 브래지어가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근데, 저런거 왜 만들지? 어차피 착용하고 다니지도 못할 것 같은데…^^;;
재수할 때다.
나는 종합학원에 다녔고 남학생과 더불어 한교실에서 고등학교에서 배웠던 시스템 그대로 시간표대로 공부를 하고 있었다. 윤리선생님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여자 선생님이셨다.
학원의 강단은 학교처럼 교탁만 있는 것이 아니어서 우러러 선생님을 볼 수 있는 환경인데 그 선생님은 대단한 멋쟁이셨다. 언제나 하이힐에 정장차림이었다.
그 선생님은 졸고 있는 남학생을 보며 하시는 말씀이 "너 나중에 결혼해서 와이프한테 이쁜 속옷 사주고 싶으면 정신차리고 열심히 해!" 였다.
엥? 갑자기 속옷이라니?? 속옷이라는 단어자체가 재주시절의 어두컴컴한 우리들에게 호기심을 자극하기 아주 적절했는지 반아이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선생님 말씀은 제대로된 속옷을 입으려면 아주 많이 비싸다는 것이다. 그렇게 비싼 속옷을 사주려면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을 가야하고 그래서 돈 잘벌어야 가능하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내가 돈을 벌어 내 속옷을 사 입어야 하는 시점이 되자 그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나면서 이해가 됐다. 속옷은 옷감도 적게 들어가고 특별히 가격이 이렇게까지 비싸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매번이다.
백화점 정상 매장의 브래지어 가격은 헉! 소리가 날만하다.
보통 6만원대이고 광고좀 탔다 싶은 제품은 보통 10만원 가까이 간다. 여름이면 주로 찾는 쉘브라(어깨끈을 분리해서 할 수 있는 브래지어)는 보통 10만원이 넘어야 미끄러짐 방지로 인해 편하게 하고 다닐 수 있는 기능성 제품으로 구매할 수 있다.
통계청이 조사한 지난달 브래지어 가격은 5만9000원이다. 그러나 비비안의 신상품(드라마틱 볼륨)은 6만5000원이고, 이 회사 추천상품 가격은 9만2000원(장미꽃 모티브 레이스)이다. 통계청은 기존 제품을 대체하는 신제품이 나오면 품질 향상을 감안해 물가지수에 반영한다. - <중앙일보 '브래지어 사러 통계청 갈까요'>
너무 하지 않은가.
겨우 가슴 싸매개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이, 천도 내 손바닥만큼도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고, 거기다 기능성이라고 해도 탄력있는 철사(?)를 둥글게 넣어준 것이 뭐에 그리 비싸다고 가격이 너무 심하다.
그래서 보통 백화점 행사기간에 하는 브래지어에 손을 뻗지만 할만한 것은 6만원대가 넘고, 몇 년 묵은 제품들은 3~4만원대다.
브래지어는 하루에 한번씩 갈아입어야 하는 속옷이고, 2개만 가지고 입기는 버거운 것이 속옷인데..이놈의 것이 형태가 망가지면 하나마나한 제품이라 형태가 제대로 보존이 되게 하려면 울샴푸에 조심조심 손빨래를 해서 보존을 해야 조금이라도 오래 착용할 수 있다. 그것도 어느정도 기간이 지나면 속옷세탁망에 넣어 세탁기통으로 직행하는데 그러면 수명이 아주 많이 짧아진다.
형태 유지된 속옷을 착용했을 때의 기분은 뭐랄까..
아무도 봐주지 않지만 기분이 업되는, 겉옷을 입어도 어깨가 쫙 펴지는 나만의 당당함이 있다.
그렇지만, 거금을 주고 산 속옷을 두고두고 오래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길어야 몇 달 사용하는 것이니 겉옷보다 아주 많이 비싸다.
물론, 찾아보면 싼것도 있다. 하지만, 가격대비 확실하게 불편하고 맨살에 바로 닿는 속옷이라서 그런지 바느질이 거칠게 되어 있거나, 매듭이 하나라도 봉제선 안쪽으로 잘못되어 있으면 하루가 따끔이다. 거기다 와이어라는 것도 가격이 저렴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자꾸 뒤틀리고 뒤집어지고 가끔은 살을 찌르기도 한다.
이러니 무이자할부 3개월을 해서라도 왠만하면 브랜드 있는 제품을 사려고 한다.
브래지어를 광고할 때 나오는 문구들이다.
가슴을 모아준다
가슴을 업해준다
볼률감 있는 가슴으로 보여준다
이런거 말고는 브래지어란 속옷이 갖고 있는 기능이 또 있을까.
볼륨감을 준다는 브래지어는 캡안에 에어주머니를 넣어 좀 더 볼륨감 있어 보이고 싶으면 에어주머니에 바람을 더 넣고, 덜 넣고 한다.
그러면서 사이즈도 다양하지 않다. A,B,C…순으로 나가는 컵의 크기가 세밀하지 않다보니 큰컵을 해야한다거나 작은 컵을 착용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면 컵에 맞춰 둘레를 수선하는(보통 일주일걸린다) 경우도 많다.
브래지어와 세트로 브리프라도 사려면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나만의 당당함을 갖추기 위해 무리를 해서라도 세트로 입고자 할때도 있는데 그러기엔 비용이 아주 많이 만만치 않다.
다이아몬드로 만든 브래지어는 아니더라도 머리 흩날리며 광고하는 브래지어라도 부담느끼지 않고 살 수 있었음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