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초등학교 입학' 이론과 현실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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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초등학교 새내기 준비에 관련된 글들이 신문에서 자주 눈에 띈다.
이제 겨울방학이 끝나고 2월이 되면 더 많은 관련 글들이 난무할 것이다. 학교에 입학에 학교생활을 잘 하려면 너무 앞서가는 선행학습을 시키지 말고, 화장실 사용하는 법, 매운것도 먹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8시에는 기상하도록 해야한다는 등의 글들이 그것이다.

작년에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초등학교입학 관련 글들만 봐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하나라도 놓칠까 스크랩까지 해가며 열심히 읽고 또 읽었다. 관련 서적까지 구입해 아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엄마인 내가, 초보 학부모인 나도 잘 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했다.
하지만, 글로 준비한 것이 30%였다면 나머지 70%는 1학년 입학하고부터 겪은 일들이다. 전부다 생소하고 낯설고 당황스러웠다.


입학하자마자 나눠준 A4용지 가득한 준비물부터가 책에서, 신문에서 보지 못한 것이었다.  입학식하고 오자마자 온동네 마트며, 문방구를 돌아다니며 준비물을 챙겼고, 같이 일주일이 넘게 학교를 다니느라 입술이 부르틀 지경이었다. 책가방에 넣어야할 목록을 다시한번 체크하고 또 체크하며 입학한지 한달도 안돼 언제 여름방학하나 싶을 정도였다. 아이는 아이대로, 초보학부모인 나는 나대로 극도의 긴장속에서 3월 한달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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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신문에, 책에 있는 글들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요새 아이들은 우리가 자랄 때 아이들이랑 틀리다. 콧수건을 가슴에 메달고 입학식을 치르지도 않고 성장도 빨라 3학년쯤 되보이는 키를 가지고, 화장실쯤은 이미 유치원에서 혼자 갈 수 있도록 다 연습했다. 더군다나 아이들마다 다 틀려서 글의 내용처럼 적용되는 것도 있고 안되는 것도 있다는 것이다. 관련 글들은 보편적으로 이래야 한다는 것 다시 말해 참고가 될 뿐이지 꼭 그렇지는 않더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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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고 제일 많이 혼란스러워 하는 것 중의 하나가 교실에서는 바른 자세로 앉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치원에서는 '참새 짹짹' '합죽이가 됩시다'같은 선생님의 말씀에 대충 쳐다봐주는 것만으로도 가능 했던 것이 교실에서는 책상에 똑바로, 허리펴고 선생님을 응시하고, 뿐만 아니라 수업시간에 친구들과 떠들면 안된다는 것을 3월달 내내 배우는 듯 했다. 거기다 유치원때 선생님이랑 아주 많이 틀리다는 것도 혼란스러운 듯 했다. 허리펴고 꼿꼿하게 앉아 있는 자세로 4교시를 마치고 오면 아이는 녹초가 되어 제일 힘든 것이 바른자세라고, 엄마가 바른자세를 아느냐는 식으로 자신의 힘들음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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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어려워 했던 것중의 하나가 정리하는 것이다. 교실마다 있는 개인 사물함에 색연필이며, 색종이, 풀, 가위, 사인펜 같은 준비물과 책이 들어 있는데 어떻게 정리하는지 가끔 선생님이 검사하시는 모양인데 아이의 엉망진창인 사물함은 때때로 선생님의 지적을 받는 듯 했다. 하지만, 그것도 1학기가 지나고 2학기가 지나면서 아주 조금씩, 달팽이가 전진하듯 그렇게 느린 속도로 적응해 가는 것이 보였다.
뭐든,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이 맞는 듯 싶다.


그리고 제일 힘들었던 것중의 하나는 지금껏 창의적으로, 개성있게 배우려고 했던, 자유가 익숙한 아이들에게 학교라는 공간, 특히 교실이라는 공간에서 절대 권력자 선생님의 눈에 절대로 튀지 않는 그런 아이여야 한다는 거다.
돌출행동을 하거나, 조금이라도 까칠한 면을 보이면 선생님도 엄마도 불안해한다. 지금껏 창의적으로, 개성있게 키우려 했던 엄마들도 내가 잘못 키웠나 싶어 노심초사하고 어딜가나 떳떳하고 당당했던 엄마들은 단지 학부모란 이유로 선생님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져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한다. 우리반 엄마중의 한분은 선생님께 말할 때 "죄송한데요, 선생님~"을 꼭 넣는다. 나중에는 선생님이 그러셨단다. "어머니, 뭐가 그렇게 죄송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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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는 배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중요한 것이 단체, 그룹에서 튀지 않고 융화하는 그런 개성이란, 창의력이란 그닥 필요하지 않는 주장 강하지 않고, 남들이 No할때  Yes하는 그런 돌출행동을 하지 않은 아이들이어야 선생님께 예쁨과 함께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자기 주장이 뚜렷하고 창의적이라고 불리었던 딸아이는 1학기때 많이 힘들어했다. 귀머거리 3년, 벙어리 3년이란 말이 왜 이쯤에서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지만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할 때가 있고,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될 때가 있다는 것을 조금씩 딸아이는 배우고 그렇게 한다. 아직까지 '기꺼이'는 아니지만 말이다~^^;;

이제 딸아이는 점심시간 짧은 시간의 자유를 사랑하고, 하교길의 학교 문방구를 사랑하는, 어서 빨리 후배가 들어왔음 하고 바라는 마음은 벌써 2학년인 1학년이다.

올해 아이는 9살이 됐다. 아직 엄연히 1학년이지만 밖에서 누가 "몇학년이니?" 라고 묻기라도 하면 나를 보고 씩 웃으면 대답한다. "2학년이요"

이렇게 아이는 크나 부다. 부모의 걱정과 사랑을 먹고 말이다.
2학년 때는 얼마나 많은 숙제와  준비물이 학부모인 나를 힘들게 하고 긴장하게 할지 모르겠지만 1년을 했으니 이제는 초보티 벗고 능숙하게(?) 해내지 않을까 싶다.아니, 그러길 간절하게 바란다.

초등학교 입학 자녀를 두신 엄마, 아빠들이 올 1년 동안 얼마나 동동 거리면서 맘 고생하며 보내게 될지 1학년을 먼저 보낸 엄마, 학부모로서 위로를 보내고 싶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