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이순신으로 대단한 명장으로 기억된 김명민.
그의 또박또박한 발음을 듣고 있노라며 요즘 연예인들의 현찮은 발음과 어색한 연기를 생각하면 그의 연기는 빛이 날 수 밖에 없었다. 그동안 어디서 어떻게 숨어있었길래 2005년에 종방한 '불멸의 이순신'으로 분했을 때야 그 배우의 이름을 정확히 알았고, 제대로된 연기를 하는구나~싶었다.
그 이후로 잠깐 안보이나 했다. (내가 관심있게 그가 출현한 드라마를 쫓아다니며 보지 않아서 그렇지 2006년에는 '불량가족' 드라마에 출현했었다~^^;;)
후로 내가 그를 다시 만난 건 2007년 '하얀거탑'이다.
외과의사 장준혁을 그는 '불멸의 이순신'이후로 저음과 약간의 울림이 있는 그러면서 아주 또박한 발음으로 장준혁을 철저하게 연기했다. 짝짓기를 하지 않아도 멋진 드라마가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것에 감탄하고 그의 연기에 그의 철저하게 권력지향적인 모습에 다시 한번 혀를 내둘루며 열심히 복용하듯 봤다. 마지막회 방송에서 흐느껴 울면서 '하얀거탑'의 폐인으로 많이 공허하기까지 했었다.
그래서일까. '하얀거탑'의 팬으로서 MBC 연기대상에서 겨우 '최우수상' 하나 덜렁 줘버린 행태로 마무리 한데 대해선 아직도 납득할 수 없음이다.
내가 납득하고 안하고는 중요한 것이 아니겠지만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납득할 수 있는 시상식이었음 하는 바램이다.
하지만, 이번에 만난 '무방비도시'의 그는 솔직히 안타까웠다.
'무방비 도시'의 그는 카리스마 넘치는 형사로 분했다. 첫 장면의 웅장한 백음악에 형사들이 등장해 조폭마냥 야구 방망이를 휘둘러대며 검거하는 장면에서는 뭔가 있는 듯 했다.
하지만, 어설픈 팜프파탈 백장미(손예진)을 만나 특별한 찌리리함도 없었는데 그냥 그 여인에게 뭉게더니 같이 잤다. 6하 원칙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매끈한 이야기 흐름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어설프기 짝이 없는 여인과 풋풋하게 만나 애정이 싹텄는데 알고 보니 소매치기 회사 사장이었다라던가.그것도 아닌 현찮은 팜므파탈에 어설프게 놀아나는, 절대 카리스마 없는 그저 그런 형사였다.
카리스마 짱인 형사라고 역할을 소개했으면 그에 맞춰 대단하게 범인을 잘 잡거나, 수사감이 좋아 반짝이라도 해야 하지 않나?
소매치기 전문 형사가 반장이라는데 특별하게 그 팀원들은 수사해서, 현장을 잡는 일체의 행동보다는 오직 제보전화에 어떤 의심도 없이 몽땅 잡아 들인다.
소매치기라는 것이 특별히 여기서 털고, 저기서 털고 매일매일 반복적으로 하는 일인데 아무나 잡아도 범죄사실만 시인하면 되는 것이니 그래서일까.
오늘은 다른 구역에 덮어 씌우고, 내일은 저쪽 구역에 덮어 씌우는 그런 잡아 먹히고 먹히는 피터지는 경쟁이 그들 사이에도 있다. 샐러리맨만 살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소매치기범들도 위험하게 일하는구나 싶은 거 말고는 '무방비도시'에서 특별히 뭐가 없다. 형사들은 소매치기 DB만 확인할 뿐 의심만 한다. 소매치기범들이한 수 위인 듯하다.
형산데 형사로 빛나지 못하는, 캐릭터 자체가 흐리멍청했다. 오히려 심재호의 안테나 역할이 더 강렬했다. 포커페이스로 일관하던, '모래시계'의 이정재느낌 인듯 영화속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제일 괜찮았다.
소매치기범 엄마땜에 괴로워하는, 그러면서 형사로 잘한다기 보다는 싸움만 잘하는, 그러면서 지질하게 사는 그런 형사.
지질하게 사는 것도 싸움만 잘하는 것도 나름 그 형사의 캐릭터가 될 수 있으니깐 그렇다치지만 연기잘하고, 매력적인 그는 '무방비도시'에서 존재 가치가 없다.
그가 아닌 다른 이가 했어도 충분히 그 정도는 할만한 그냥 그런 캐릭터였던 것이다.
아주 오랜 시간을 무명으로 보냈고 배우를 그만둘까도 했을 시점에 이순신으로 우리에게 기억된 배우 김명민이다. 그래서 영화로 더 빛은 발할 수 있는 배우로 크길 바랬는데 아쉽다.
잠깐의 시련이겠지만 다음 영화든, 드라마를 선택할 때는 그의 또렷한 발음이, 깔린듯한 떨림의 목소리가 제대로 녹아들 수 있는 캐릭터로 분했음 희망한다.
무방비도시 영화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