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오래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살려는 나의 인생관에 아이는 아주 많은 태클이 되고 있다. 성추행 관련 뉴스가 나온다거나, 유괴를 당했다거나, 아이가 실종됐다거나, 아이가 왕따를 당해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그런 관련 뉴스를 접하면 섬찟하다.
우리 아이한테도 일어 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다.
나한테는, 우리아이한테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그 누가 장담하겠는가.
아이하나 키우는 것이 어찌나 신경쓸 것도 많고 보호해야할 것도 많은지 다 하나하나 체크하면 신경이 뾰족뾰족해져 못살 것 같다.
[나쁜 교실] 을 읽었다.
야마와키 유키코라는 일본인이 지은 책이다. 글씨도 큼직하고, 책도 얇다. 하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 마음이 아주 많이 무겁다.
왕따에 대한 뉴스를 접할때 만해도 '그 아이가 뭔가 왕따가 될만한 행동을 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라고 나도 생각했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것인데 어떻게 무작정 다른 이들한테 따돌림을 당할 수 있을까 싶었던 것이다.
이모 아들이 고등학교때 일이다. 반 아이들 중에 몇몇이 싸움을 했고, 반대표였던 이모 아들이 싸움을 말렸단다. 당연한 일상 같은 그 일이 있은 후로 아이들한테 따를 당해 결국은 태어나 살던 동네를 떠나 먼 동네로 전학과 동시에 이사를 갔다.
반대표였고 공부도 썩 잘했던 이모 아들이 친구들의 싸움을 말렸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다니..?
처음에 그 소식을 전해 듣고 이모 아들이 뭔가 아이들한테 잘난척을 했거나 어떤 빌미를 줬으니깐 따를 당했겠지 그냥 아이들이 그럴리가 있겠냐 싶었더랬다.
물론,, 지금은 대학에 입학에 잘 살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근데,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얼마나 못된 편견을 가졌는지 내 편견으로 인해 딸아이도 상처를 받았을 수 있겠다 싶은 것이다.
딸아이는 1학년이다. 초등학교 1학년이면 나때만해도 가재 수건을 이름표랑 같이 달고 입학식을 했었다. 요새 아이들은 입학식때 코수건을 따로 달고 있는 학생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콧물 찔찔 흘리는 아이는 말할 것도 없다. 한글을 기본이고, 수학도, 영어도 조기교육 열풍으로 아주 많이 똘똘한 상태로 입학을 한다. 아이들이 똘똘해졌다고는 하나 어른이 보기에는 다 보이는 행동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아이도 있는 모양이다. 딸아이 반 여자 아이인데 이 아이가 아주 황당할 만큼 영악하다. 남자친구들한테는 무조건 친절하고, 여자애들한테는 말 한마디도 마음에 상처를 주며 강하게 행동한단다. 겨울방학이 가까울 쯤 그 아이가 겨울방학때 우리집에 놀러 오라고 떠들고 다닌 모양이다.
반 여자아이중 한 애가 "나도 가도 돼?" 했단다.
대답을 할 때 담임 선생님이 그쪽을 쳐다 보고 계셨다는데 그 아이가 웃으면서 입 모양만 움직여 말하더란다. "아니, 넌 됐어!"
딱 8살 어린이밖에 안되는 우리 딸아이도 그 아이한테 많이 상처를 받은 모양이다.
실내화를 괜히 밟고 간다거나, 수업시간에 등을 민다던가, 딸아이 물건을 맘대로 가져간다거나 하는 모양인데 우리 딸아이 말고도 꽤 많은 여자 아이들에게도 그런 모양이다. 그 아이가 워낙 담임선생님 앞에서는 인사도, 수업 시간에도 잘하는지라 혼낼 꺼리를 잡지 못한다는 게 담임선생님 말씀이다. 약지 못한 아이들만 선생님께 혼난다는 것이다.
딸아이한테 실내화를 밟혔다는, 등을 밀었다는, 지우개를 가져간다는 그런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도 나는 그랬다. "네가 뭔가 그 친구한테 잘못을 했으니깐 그렇지, 그냥 그럴리가 있어?"
물론, 아직 어린 우리 딸아이 반의 그 여자아이가 가해자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아이가 작당을 한다면 충분히 책에 나오는 가해자로서의 완벽한 모습이다.
왕따를 당하는데는 이유가 없단다. 그냥 어쩌다 보니 피해자, 가해자로 나뉘어 그렇게 괴롭히고,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옮긴이는 이 책을 학생은 절대 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적어 놓았다. 판단력이 약한 청소년들이 가해 학생으로 변신해 책을 이용할까봐..라는데 동감이다.
이 책은 학부모뿐만 아니라 학교 선생님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누구나 가해자도, 피해자도 될 수 있다.
[나쁜 교실]을 읽었다고 왕따를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같은 처방은 없다. 하지만, 알고 당하면 그만큼 모르고 당하는 것보다 덜 당황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으로 책장을 덮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