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MBC 연예 대상 시상식이 있었다.
평상시에 차려입은 모습 없이 흐트러진 몸으로, 또는 굴욕으로 그렇게 나를 웃겨주던 그들이 오늘은 상장(?)을 받는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영화시상식이랑은 틀리게 나눠주기 상이라 누가 받을까 조바심내며 볼 필요가 없다. 그 자리에 초대된 턱시도 입고, 드레스에 이쁘게 머리까지 한 그들은 이제껏 시상식에서 그래왔든 어떤 상이든 하나는 받게 될 걸 알기 때문이다. 초등학교때 상장 수는 엄마가 얼마나 학교 출석부에 도장 찍는 횟수와 비례하는 것처럼 얼마나 MBC에 정성을 다했느냐에 따라 상을 나눠주는 것이다.
거의 모든 상이 공동 수상이다. 후보가 4명인데 상을 2명이 받는다. 이것도 매해 그래왔으니 그러려니 해야겠지만 상장을 나눠주기 위해 나오는 게스트들의 머리 간지러운 멘트는 이제 좀, 좀..그만 뒀으면 좋겠다. 왜 웃기지도 않는 썰렁하디 썰렁한 멘트를, 듣기 거북한 멘트를 누구 좋으라고 하는 걸까.
그 자리에 앉은 사람은 그렇다치고 볼 프로그램 없어 보는 시청자는 어쩌라구..배려없는 시상식의 게스트들이다.
어쨌거나 억울하지 않게 충분히 섞어서 잘 나눠졌다.
저건 뭔 상인가 싶게 상장의 이름도 다양하다. 특별상, 우정상, PD상...
오늘 PD상은 이경규, 김용만이 받았다. 사회를 맡는 이혁재의 멘트가 환상이다. "무한도전 방송할 때 동일한 시간에 다른 방송사에서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이들한테 PD가 상을 주네요~~"
어찌되었건 둥근 원탁에 둘러 앉은 모든 이들이 섭섭하지 않게 골고루 상을 받았다. 그렇게 나눠주고도 모잘라 마지막 대상에는 무한도전팀과 이순재까지 떼거지로 받았다.
스스로 굴곡 많은 한해였다고 울먹이며 수상 소감을 말하던 정준하, 호통개그로 성질 부렸던 박명수도 울먹이며 감격해 수상소감을 말했다. 그들의 고생이 동감되서일까 같이 눈이 붉어져서 수상소감을 들었다.제일 똑부러지게, 담담하게 수상소감을 말한건 유재석이다. 제일 유력한 후보였으니, 받을 것을 예상도 했을테니 그만큼 수상 소감도 어느정도는 준비가 되어 있었겠지만 감사한 사람 하나하나 챙기고, 그것도 모잘라 '놀러와'의 PD님께 감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근데, 중요한건 그때까지도 시간 많다고 수상소감 길게 해도 된다고 했던 이혁재는 나머지 무한도전의 멤버들-하하, 정형돈, 노홍철의 수상 소감을 똑 잘라먹고 연예대상은 끝났다.
그들이 언제 대상을 받아 수상소감을 말하게 될지 모르는데 글쎄, 똑 잘라버리는 것이다.
여기까지도 뭐 나름 잘 나눠 준 시상식이었다고 생각을 했는데 유력한 후보로 올랐던 강호동은?
그 어떤 상도 받지 못했다. 무릎팍 도사로 연지, 곤지 찍은 굴욕에서도 그 어떤 스타를 만나도 재미와 웃음에 감동도 더불어 주던 그는 어떤 상도 받지 못한 것이다.
그 많은 상을 나눠 주면서 하나도 강호동에게는 할당을 하지 않다니 MBC에 미움을 받았나 싶을 정도로 말이다.
안보면 그만인데 2시간을 넘게 하는 시상식 프로그램을 끝까지 본다. 그러고 도대체 내가 왜 이걸 봤을까 싶다. 머리 간지러운 멘트에, 매끄럽지 못한 진행에 불안해 하며, 마구잡이 나눠주는 공동 수상에도 짜증내하면서 그러면서도 어제 내가 뭐했는지 깜박하고 사는 요즘 1년 동안 내가 뭘 보면서 웃고, 재밌어 했는지 정리해주는 것 같아 그래서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