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아버님 칠순 잔치에서 답례품으로 수건을 받아왔다. 우연찮게 수건에 붙은 세탁방법에 해당되는 라벨을 봤는데 단독세탁, 40℃도 되는 물에 약하게 짜란다. 수건을 손빨래하는 것도 아니고, 수건만 모아서 빨아야 하는 건가?
찜질방도 목욕탕도 아닌데 어떻게 수건만 모아서 세탁해야 되는 건가.
그러면서 집에 있는 옷들의 세탁 방법이 붙은 라벨을 하나씩 확인하기에 이르렀는데..
거의 모든 수건에는 단독세탁, 40℃ 되는 물에 약하게 짜라는 세탁방법이 붙어 있는 것이다.
40℃ 되는 따뜻한 물에 약한게 짜라는 세탁방법이 거의 모든 수건의 세탁 방법이고 단독세탁하라는 수건도 많다. 그렇게 원색도 아닌데 말이다.
딸아이가 입는 면과 아크릴이 50%씩 섞인 조끼는 반드시 드라이하라고 되어 있다.
정가 12900원 주고 산 조끼를 드라이 크리닝한다면 2~3번만 해도 금방 아이 옷의 가격을 넘어설 것이다.
도대체 이 세탁방법은 어디서 근거한 것일까.
수건도 돌릴 수 없다면 세탁기라면 무용지물이 아닐까.
물론, 나는 그런 세탁방법을 무시하고 내 맘대로 세탁기에 넣어 돌린다.
색깔별로 빨래를 모아서, 재질별로 빨래를 모아서 빨래를 돌린다면 하루종일 세탁기를 돌려야 할 것이다. 옷을 분리해서 빨래 하면 좋겠지만 그러다가는 일주일이 지나도 빨래를 하기 힘들 듯 싶어 한번에 다 돌린다.
하지만, 그렇게 돌리면 나중에 세탁이 끝나고 참혹한 결과에 당황할 때가 적지 않다. 검정색 양말에 모든 먼지가 흡착지처럼 달라 붙어 있다던가, 울혼방 니트는 찬물에 세탁하니 상관없겠지 싶은 마음으로 그냥 돌렸다가 쫄티를 만든 적도 있다.
그 이후로 내가 사용하는 방법은 세탁망이다.
물론, 세탁망을 이용한다고 검정색 옷에 먼지가 달라 붙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적게 달라 붙는다. 마르고 먼지를 제거하는 건 똑같지만 그냥 빠는 것 보다는 낫다.
울이 섞인 니트는 세탁소에 드라이크리닝을 맡긴다. 한,두번~ 가격이 비싸면 두번이지만 가격이 저렴할 경우에는 울샴푸에 조물조물 빨아 탈수한 후에 평평한 책상같은 데다 펼쳐서 말린다. 조금의 뒤틀림은 감수를 해야 하지만 쫄티는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저렴하게 산 니트같은 경우는 드라이크리닝해서 입으면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말이 딱 맞는다.
이러다보니 거의 손빨래하는 경우가 많다. 속옷은 속옷이라서, 검정색 옷은 먼지때문에, 원색옷은 또 물빠질까봐, 니트는 줄어들거나 뒤틀릴까봐…
최대한 세탁기를 이용하려 세탁망을 이용하는데 세탁망의 수명이 상당히 짧다. 세탁기 안에서 빨래들과 부대끼다보면 어찌나 상하는지 몇 번 돌리면 바로 헌 세탁망이 되고 옆구리가 터지거나, 아예 찢어져 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세탁기 안의 빨래들은 혹사를 당하는 것이다.
얇은 면티긴 했지만 세탁기안에서 얼마 돌지 않았지만 옆구리가 터지고, 낡았다. 몇 년은 족히 입은 것 같이 말이다.
보면 겉옷은 유행 지나서 못 입는 경우가 많지만 이너웨어로 입는 옷, 특히 세탁기 안에서 빨려야 되는 옷들은 낡아서가 아니라 헤져서 못 입는 경우가 많다.
세탁기가 주부들의 손을 편하게 해줬는지는 모르겠지만 점점 세탁기에 들어갈 옷들은 적어지고 있다.
점점 옷감은 고급화되고 있다. 그런 고급화된 옷감을 세탁기가 감당하지 못한다면 세탁기로서의 역할을 못하는 것은 아닐까.
세탁기를 더 활용할 수 있도록 세탁기가 빨 수 있는 옷감도 많아 졌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