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싸움이 부모싸움이 된다. 실제로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초등학교에 처음 입학하고 반 오리엔테이션때 담임선생님 말씀중에 아이들한테 문제가 생기면 꼭 담임한테 먼저 알려달라고 부모님께서 나서지 않아주셨음 좋겠다고 했다.
그때는 왜 저런 말이 필요할까 싶었는데..얼마 지나지 않아 알 수 있었다.
부모들간에 욕을 하며 싸우는 사태가 생기더라는 거다.
사건의 요지는 다른 반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다툼하다 여자 아이 얼굴에 상처가 난 모양인데 그 문제로 밤늦게 퇴근한 여자아이 아빠가 상대 남자아이 집으로 전화를 해서 "아이를 깡패로 키울꺼냐?" 며 입에 담지 못할 욕까지 하며 난리를 쳤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남자아이 부모랑 여자아이 부모랑 더 크게 싸우고, 그걸 그 반 담임선생님이 중재해 흐지부지 마무리가 되었단다.
딸아이한테 제일 무서운 협박은 "너네 선생님한테 이른다"는 말이다.
3학년 언니한테는 1학년짜리가 '언니'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직접이든 간접이든 간에 상관없이 상당히 중요한가 부다. 그렇게 친하게 집을 왕래하며 잘 놀던 딸아이와 그 3학년 언니는 그 사건 이후로 서로 소 닭 보듯 하는 사이가 됐다. 딸아이 옆에 있는 나라는 존재도 그 아이한테는 거부감의 대상이 되었는지 나만 보면 인사는 커녕 고개를 돌려 버린다. "00야, 안녕~"이라고 내가 인사를 해야 어쩔 수 없이 "안녕하세요"한다.
엎드려 절 받기다. 겨우 10살짜리 아이한테…
내가 그동안 그 아이한테 잘해주었던 일들이 생각나면서 마구 화가 치미는 것이다. 등교가 늦어 학교까지 태워다 준적도 여러번이고, 도너츠를 사도 꼭 나눠 먹이고, 집에 놀러오면 밥도 해먹였는데..
그 사건 이후 딸아이 학교길에 동행한다. 3학년 언니 둘과 딸아이가 함께 했던 그 등교길이 어기장 났으니 어쩌겠나. 싸우고 금새 까먹고 노는 것이 아이들 아니던가. 벌써 일주일이 넘었다. 아이답게 금새 까먹고 다시 잘 지내면 좋으련만 무슨 원한이 그리 깊은지 쌀쌀하기가 요즘 날씨보다 더하다.
방귀낀 놈이 성낸다고 이건 뭔 경운가 싶어 확 쥐어 박기라도 했음 좋겠다. 터무니 없게도 이때 김승연 회장의 폭력배 동원한 아들의 복수(?) 사건이 생각 나며 나도 마구마구 그러고 싶어 지는 것이다. 시나리오 쓰고 있는 것이다. 자살도 그 순간만 참으면 된다고 하던데 김승연 회장도 그때 잠깐 숨을 크게 쉬었다면 아마도 헤드라인을 장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는 아이들 문제는 아이들이 해결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고 지금 껏 생각해 왔고 딸아이를 키우면서 그렇게 했다. 하지만, 이 생각을 유지하기가 생각처럼 쉽지는 않다. 엄마~ 3학년 언니 너무 무섭다!
이번주면 겨울 방학이다. 아이들은 방학동안 마음도 생각도 몸도 큰다는 말을 믿어 보련다. 개학하면 아무렇지도 않게 잘 지낼 수 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