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웃기지 않다. 웃기지 않은데 쉰세대가 아닌척 하기 위해서 웃을 수는 없지 않은가.
개콘도 개그야도 보지 않으니 가끔 십대 조카들이랑 대화를 하면 딸리는 경우가 많다. 그것 뿐인가.
가요도 그렇다. 어쩜 좋아~~싶게도 7080 콘서트에 나오는 혜은이 아줌마 노래가 좋고, 장윤정의 트롯이 좋다. 이러면 안되는데 딸래미가 커서 십대가 되면 같이 보조 맞추면 음악도, 방송도 봐줘야 친구같은 엄마가 될 수 있을텐데 하는 경각심에 들어보려고 노력은 한다.
에픽카이란 이름을 외우는데 걸린 시간, 아직도 SG워너비, 수퍼주니어의 멤버들을 기억하기 어렵다.
주루룩 나와 서면 그놈이 그놈같으니 어쩌란 말이냐~^^;; 그래도 신화의 멤버라면 확실하게 찝어 말할 수 있는데...버라이어티쇼라는 토크프로그램이나, 주말에 하는 수퍼선데이 같은 프로그램에 줄줄이 나오는 연예인들의 이름을, 아니 얼굴도 낯설다.
우리 언니는 고딩, 중딩을 키우는 학부모다. 소리바다에 가입해 아이들과 함께 최신 가요를 다운 받고, 주기적으로 업그레이드까지 할 뿐말아니라, 그 가수의 신상에 대해서 빠삭하게 꾀고 있어 사춘기의 까탈스러운 아이들과 소통의 통로를 유지하고 있다.
초1이 딸은 개콘이나 개그야나 깔깔되며 잼나게 본다.
쉰세대 엄마가 중간에 리모콘을 낚아체지 않는 다면 즐겨 볼테지만 중간에 내가 막고 있다. 이러다 딸래미가 사춘기가 되고 머리좀 굵어졌다고 나 무시하면 어쩌나 싶기도 하다.
생각해 보면 내가 중딩, 고딩때는 친구가 더 좋았고, 친구랑 고민하고 의논하고 즐겼던 것 같다.
집에 오면 "다녀왔습니다"하고 방에 들어가 공부하다 잠들고 새벽에 일어나 "다녀오겠습니다"하는 일상의 반복 속에서 엄마랑 무슨 대화를 얼마나 많이 하겠는가. 특별하게 좋아하는 가수도 없었던 나는 더더군다나 공부말고는 특별하게 엄마나 아빠랑 대하가 안통한다며 대화 거부상태였던 것 같다.
내가 커서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의 친구같은 부모가 되어야지 하는 희망사항이 있었는데....
지금부터라도 감을 유지하기 위해서 개콘도, 개그야도 최신가요도 꾀고 있어야 하는 건가~~~ 곤욕이다~^^;;
그런 곤욕스러움 속에서도 즐기며, 식구가 재미나게 보는 프로그램이 있다.
'무한도전' 이 프로그램을 첨에 봤을 때는 저게 뭐야~? 하는 맘이 더 컸던 것 같은데 보면 볼수록 중독이 되면서 한주 걸르면 뭔가 좀 아쉽고 그렇다.
특별하게 똑똑한 사람도, 그렇다고 특별하게 못난 사람도 나오지 않지만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노홍철, 정형돈- 부조화속의 조화라고나 할까.
애써 바보 같은 분장을 하지 않아도 억지 .웃음을 유발하지 않는 원초적 몸개그를 보여주며 사심없이(?) 웃게 해줘서 더욱 매료되는 듯 하다.
언제나 위트와 재치가 넘치는 그러면서 절제 있는 몸개그의 달인 유재석과 깡짜부리는 듯한 호통개그의 박명수, 같은 말 여러 번 반복하며 수선스러운 캐릭터지만 미워할 수 없는 노홍철, 석사 하하, 그냥 대충 자리만 매꿔주는 것 같은 정준하, 정형돈도 없으면 안되는 무한도전의 멤버들이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이번엔 스페인에 간단다. '앙리'의 러브콜에 스페인을 간다고 하는데 벌써부터 기대된다. 겁많고 소심하고 자신감없는 그러면서 기분 좋게 만드는 그들이 우리를 대표하는 것 같다.
어릴 때 충만했던 자신감도, 겁없이 덤벼 들었던 모든 일에 커가면서 나이들면서 점점 소심해지고, 겁많아 지는 나의 모습, 우리들의 모습을 그들을 통해서 보는 것 같아서 더 동질감을 느끼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이 있어 주말 저녁이 웃긴다.


